알콜은 없지만 비밀스러운 영감 가득,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
12월 1일, 고즈넉한 서울 연희동 언덕 위 아는 사람들만 찾아온다는 무릉에서는 마켓노드의 비밀스러운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 1920~30년대 미국에서 금주령이 내려짐에 따라 비밀스럽게 운영되었던 '스픽이지바 Speakeasy Bar'를 모티브로 기획되었어요. 스픽이지바는 금주령 시기에 술을 판매하고 마실 수 있는 불법적인 장소였지만, 알음알음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 비밀스러운 공간에서는 인종과 계층,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수많은 대화들이 오가며 새로운 문화와 예술이 탄생하게 되었죠.
마켓노드의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은 노드 팀이 늘 상상하던 장면과도 연결되어 있어요. 거대한 테이블 위에서, 그 옛날의 '스픽이지바'처럼 사람들과 함께 경계 없는 대화를 하는 시간이 알콜 없이, 오직 '논–알콜'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상상이요. 그 비밀스럽지만 유쾌했던 장면들을 공유할게요.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총 10분을 초대하게 되었어요. 논–알콜을 매개로 마켓노드와 여러분이 보다 더 가까이서 연결되고, 더 다정하게 논–알콜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작은 규모로 진행되었죠. 전 날 밤 커트러리와 밀랍 초, 인쇄물들을 미리 세팅해 보며 여러분과 함께할 시간을 고대했어요.
애정과 진심을 가득 담아
이번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에는 제가 (마켓노드 소희) 직접 손으로 마련한 것들이 많았어요. 모든 인쇄물을 디자이너님의 도움 없이 직접 그렸고, 논–알콜 와인들과 페어링할 요리들도 직접 했죠. 심지어는 요리의 주 재료로 쓰인 감자마저 저희 아버지께서 직접 수확하신 작물이랍니다! 멀리서 오신 여러분에게 애정과 진심을 전하기 위해 테이블 곳곳에 서툴지만 따뜻한 손길을 담고자 했어요.
메뉴 카드에 그려진 서툰 드로잉 보이시나요? 이 그림도 직접 그렸답니다. 성인이 된 이후로 펜으로 직접 그림을 그려본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결과물은 투박하지만 작업하면서 저도 재미있었어요. 종종 그림을 그려 선물해 드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수요 없는 공급이랄까요..)
오늘 우리를 함께 모이게 해 준 논알콜 와인들. 최적의 서빙 온도를 위해 미리 칠링을 해둡니다.
테이스팅을 가장한 무한 서빙을 위해 넉넉히 논알콜 와인을 준비해 두었어요.
날이 조금씩 저물고, 1부가 시작되는 5시에 가까워지자 첫 게스트 분들이 찾아오시기 시작합니다. 추운 날씨에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로 온몸을 중무장한 채 하얀 입감을 호호 불며 들어오시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따뜻하게 인사를 나누고 차례대로 자리에 앉아 소소한 대화를 나눕니다.
하고 있는 일도, 성별도, 나이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어요.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다가도 점차 긴장이 풀리며 편하게 웃어 보이는 게스트분들의 표정을 보는 것이 저희도 얼마나 좋던지요!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 첫 번째로 선보여 드린 논알콜 와인은 봉보야쥬 스파클링 샤르도네입니다.
샤르도네의 달콤한 산미가 식전주로 입맛을 돋우기 좋아, 첫 순서로 선정하게 되었어요. 여기에 방울토마토 마리네이드를 페어링하여 아삭한 식감과 신선함까지 복합적으로 느껴집니다. 산미가 강하다 싶을 때는 함께 올린 페타 치즈로 부드러움을 더하면, 혀 끝에 사르르 녹아요.
두 번째 소개해 드리는 논알콜 레드 와인 2종은 신체로 카베르네 소비뇽 2020 그리고 어터너티바 로쏘 드라이입니다.
처음 공지되었던 라인업에서 1종을 더 추가하여 2종을 비교 시음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였어요. 추운 날씨에 멀리서 오시는 만큼 더, 더, 많이 챙겨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논알콜 레드와인의 페어링 음식은 고추기름을 얹은 매쉬드 포테이토입니다. 레드 와인의 탄닌감이 구황작물의 흙 내음 그리고 고추의 매운 향미와 잘 어울려서 준비하게 되었어요. 매쉬드 포테이토에는 브라운 버터와 생크림을 더한 뒤 체에 걸러서 부드러움이 더해졌답니다. 집에서도 간단하게 해 드실 수 있어요.
마무리로는 라이츠 아인스-츠바이-제로 리슬링 무알콜 와인과 치즈 & 무화과 파운드케이크를 서빙해 드렸어요.
파운드케이크를 한입 먹고 입안에 둔 채로 리슬링 한 모금 꿀꺽 넘기면, 파운드케이크는 금세 사르르 녹아버리고 깔끔하고 기분 좋은 리슬링의 산미만 남아요.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의 마지막을 담당하기에 제격!
실컷 웃고 떠들다 보니 90분의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갑니다. 아쉬운 마음에 자리를 못 뜨시던 게스트분들을 위해 무릉의 시현님께서 싱잉볼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셨어요. 잠시 들떴던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고 음파가 보내는 진동이 온몸으로 전해져 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오늘 함께했던 논알콜도 다시 한번 살펴보아요.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 한쪽 벽면에는 오늘 함께 할 와인은 물론 쉽게 보기 힘든 다른 논알콜 와인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게스트분들의 흥미를 끌었습니다.
1부 게스트분들께 안녕을 고하고, 다시 2부가 시작되었어요. 등장하자마자 짠 부터 시작한 2부의 게스트분들.
누군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기도 하고, 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다 보니 또다시 90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밤이 어두워지고 촛불은 더 깊어져서 따뜻한 연말 한가운데에 있음을 진하게 느꼈어요.
이제 정말 인사를 나눌 시간.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마켓노드가 10분 게스트를 위해 준비한 마지막 선물, 바로 퍼스트찹 우 파인애플 사워예요. 사워 맥주는 신맛이 두드러지는 맥주인데요. 멀리서 오신 만큼, 경험해 보기 어려운 평소 보기 힘든 논알콜 맥주를 경험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기쁜 마음으로 선물 꾸러미를 껴안고 가시는 모습에 저희도 행복이 가득했답니다.
선물 봉투 안에는 논알콜 사워 맥주뿐만 아니라, 2024년의 메시지를 담은 단어 퍼즐을 준비하여 넣어두었어요. 새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발견하는 단어 모두 여러분에게 행복이 되었으면 좋겠는 바람을 가득 담았답니다.
단어 퍼즐에는 모두 6가지 단어가 숨어 있어요. 여러분도 찾아보세요!
알콜은 없어도 맛있는 논알콜과 음식,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어디든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느꼈던 시간 - 노드 팀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큰 행복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논알콜의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는 귀한 시간들을 더 자주 마련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답니다.
테이블 사이로 오갔던 모든 대화와 영감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작은 기쁨이 되기를 바라며, 더 즐거운 논–알콜 시간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귀한 걸음해 주신 10분의 게스트분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
메뉴 카드 드로잉, 페어링 음식 준비 등 "바쁘다 바빠!"를 외쳤던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의 사적인 후일담은 11월 월간회고록에서 계속됩니다!
알콜은 없지만 비밀스러운 영감 가득,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
12월 1일, 고즈넉한 서울 연희동 언덕 위 아는 사람들만 찾아온다는 무릉에서는 마켓노드의 비밀스러운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 1920~30년대 미국에서 금주령이 내려짐에 따라 비밀스럽게 운영되었던 '스픽이지바 Speakeasy Bar'를 모티브로 기획되었어요. 스픽이지바는 금주령 시기에 술을 판매하고 마실 수 있는 불법적인 장소였지만, 알음알음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 비밀스러운 공간에서는 인종과 계층,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수많은 대화들이 오가며 새로운 문화와 예술이 탄생하게 되었죠.
마켓노드의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은 노드 팀이 늘 상상하던 장면과도 연결되어 있어요. 거대한 테이블 위에서, 그 옛날의 '스픽이지바'처럼 사람들과 함께 경계 없는 대화를 하는 시간이 알콜 없이, 오직 '논–알콜'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상상이요. 그 비밀스럽지만 유쾌했던 장면들을 공유할게요.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총 10분을 초대하게 되었어요. 논–알콜을 매개로 마켓노드와 여러분이 보다 더 가까이서 연결되고, 더 다정하게 논–알콜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작은 규모로 진행되었죠. 전 날 밤 커트러리와 밀랍 초, 인쇄물들을 미리 세팅해 보며 여러분과 함께할 시간을 고대했어요.
애정과 진심을 가득 담아
이번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에는 제가 (마켓노드 소희) 직접 손으로 마련한 것들이 많았어요. 모든 인쇄물을 디자이너님의 도움 없이 직접 그렸고, 논–알콜 와인들과 페어링할 요리들도 직접 했죠. 심지어는 요리의 주 재료로 쓰인 감자마저 저희 아버지께서 직접 수확하신 작물이랍니다! 멀리서 오신 여러분에게 애정과 진심을 전하기 위해 테이블 곳곳에 서툴지만 따뜻한 손길을 담고자 했어요.
메뉴 카드에 그려진 서툰 드로잉 보이시나요? 이 그림도 직접 그렸답니다. 성인이 된 이후로 펜으로 직접 그림을 그려본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결과물은 투박하지만 작업하면서 저도 재미있었어요. 종종 그림을 그려 선물해 드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수요 없는 공급이랄까요..)
오늘 우리를 함께 모이게 해 준 논알콜 와인들. 최적의 서빙 온도를 위해 미리 칠링을 해둡니다.
테이스팅을 가장한 무한 서빙을 위해 넉넉히 논알콜 와인을 준비해 두었어요.
날이 조금씩 저물고, 1부가 시작되는 5시에 가까워지자 첫 게스트 분들이 찾아오시기 시작합니다. 추운 날씨에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로 온몸을 중무장한 채 하얀 입감을 호호 불며 들어오시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따뜻하게 인사를 나누고 차례대로 자리에 앉아 소소한 대화를 나눕니다.
하고 있는 일도, 성별도, 나이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어요.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다가도 점차 긴장이 풀리며 편하게 웃어 보이는 게스트분들의 표정을 보는 것이 저희도 얼마나 좋던지요!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 첫 번째로 선보여 드린 논알콜 와인은 봉보야쥬 스파클링 샤르도네입니다.
샤르도네의 달콤한 산미가 식전주로 입맛을 돋우기 좋아, 첫 순서로 선정하게 되었어요. 여기에 방울토마토 마리네이드를 페어링하여 아삭한 식감과 신선함까지 복합적으로 느껴집니다. 산미가 강하다 싶을 때는 함께 올린 페타 치즈로 부드러움을 더하면, 혀 끝에 사르르 녹아요.
두 번째 소개해 드리는 논알콜 레드 와인 2종은 신체로 카베르네 소비뇽 2020 그리고 어터너티바 로쏘 드라이입니다.
처음 공지되었던 라인업에서 1종을 더 추가하여 2종을 비교 시음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였어요. 추운 날씨에 멀리서 오시는 만큼 더, 더, 많이 챙겨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논알콜 레드와인의 페어링 음식은 고추기름을 얹은 매쉬드 포테이토입니다. 레드 와인의 탄닌감이 구황작물의 흙 내음 그리고 고추의 매운 향미와 잘 어울려서 준비하게 되었어요. 매쉬드 포테이토에는 브라운 버터와 생크림을 더한 뒤 체에 걸러서 부드러움이 더해졌답니다. 집에서도 간단하게 해 드실 수 있어요.
마무리로는 라이츠 아인스-츠바이-제로 리슬링 무알콜 와인과 치즈 & 무화과 파운드케이크를 서빙해 드렸어요.
파운드케이크를 한입 먹고 입안에 둔 채로 리슬링 한 모금 꿀꺽 넘기면, 파운드케이크는 금세 사르르 녹아버리고 깔끔하고 기분 좋은 리슬링의 산미만 남아요.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의 마지막을 담당하기에 제격!
실컷 웃고 떠들다 보니 90분의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갑니다. 아쉬운 마음에 자리를 못 뜨시던 게스트분들을 위해 무릉의 시현님께서 싱잉볼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셨어요. 잠시 들떴던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고 음파가 보내는 진동이 온몸으로 전해져 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오늘 함께했던 논알콜도 다시 한번 살펴보아요.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 한쪽 벽면에는 오늘 함께 할 와인은 물론 쉽게 보기 힘든 다른 논알콜 와인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게스트분들의 흥미를 끌었습니다.
1부 게스트분들께 안녕을 고하고, 다시 2부가 시작되었어요. 등장하자마자 짠 부터 시작한 2부의 게스트분들.
누군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기도 하고, 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다 보니 또다시 90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밤이 어두워지고 촛불은 더 깊어져서 따뜻한 연말 한가운데에 있음을 진하게 느꼈어요.
이제 정말 인사를 나눌 시간.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마켓노드가 10분 게스트를 위해 준비한 마지막 선물, 바로 퍼스트찹 우 파인애플 사워예요. 사워 맥주는 신맛이 두드러지는 맥주인데요. 멀리서 오신 만큼, 경험해 보기 어려운 평소 보기 힘든 논알콜 맥주를 경험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기쁜 마음으로 선물 꾸러미를 껴안고 가시는 모습에 저희도 행복이 가득했답니다.
선물 봉투 안에는 논알콜 사워 맥주뿐만 아니라, 2024년의 메시지를 담은 단어 퍼즐을 준비하여 넣어두었어요. 새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발견하는 단어 모두 여러분에게 행복이 되었으면 좋겠는 바람을 가득 담았답니다.
단어 퍼즐에는 모두 6가지 단어가 숨어 있어요. 여러분도 찾아보세요!
알콜은 없어도 맛있는 논알콜과 음식,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어디든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느꼈던 시간 - 노드 팀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큰 행복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논알콜의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는 귀한 시간들을 더 자주 마련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답니다.
테이블 사이로 오갔던 모든 대화와 영감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작은 기쁨이 되기를 바라며, 더 즐거운 논–알콜 시간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귀한 걸음해 주신 10분의 게스트분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
메뉴 카드 드로잉, 페어링 음식 준비 등 "바쁘다 바빠!"를 외쳤던 〈논–알콜 스픽이지 테이블〉의 사적인 후일담은 11월 월간회고록에서 계속됩니다!